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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Art Hist > Volume 316; 2022 > Article
유근자 지음, 『조선시대 왕실 발원 불상의 연구』 (불광출판사, 2022.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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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한국조각사 연구에 있어서 조선시대 불교조각사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그 성과의 바탕에는 다름아닌 불상의 복장기록이 자리하고 있다. 복장기록은 조선시대 불교 조각사 연구에 신진 학자들뿐만 아니라 중진·원로 학자들까지 불러들일 만큼 강력한 기폭제가 되었다. 복장기록은 점차 확대되어 개별 불상의 연구에서 기록의 교차 분석을 통한 종합적인 연구로 발전하게 되었다. 복장기록은 이제 선뜻 다가가기 힘들 정도로 방대해졌다. 복장기록은 자료의 접근이 어렵고 너무 방대해서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공유하지 않으면 사유화되거나 소수의 점유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유근자 교수는 그 방대한 복장기록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조선시대 불상의 복장기록 연구』(불광출판사, 2017)라는 책으로 세상에 공유하였다. 이 책은 300점의 불상의 복장기록의 원문을 싣고 그 원문을 해설하여 조선시대 불교조각사 연구의 바이블이 되었다.
저자는 또다시 도전하여 왕실 발원 불상이라는 매력적인 주제로 방대한 복장기록과 불상을 분석하여 1,000쪽에 이르는 실로 엄청난 결과물을 세상에 내어 놓았다. 그 결과물이 『조선시대 왕실 발원 불상의 연구』이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는 조선시대 왕실 발원 불상의 총론의 성격이고, 제2부는 새롭게 조사된 복장 기록과 유물을 연구한 논문을 위주로 실었다. 제1부는 조선시대 왕실 발원 불상을 주제로 3개의 장으로 나누었는데, 제1장는 조선 전반기(1392-1608), 제2장은 조선 후반기 제1기(1609-1724), 제3장은 조선 후반기 제2기(1725-1910)이다. 제1부는 조선 왕실 발원의 주요 불상을 시대순으로 상세하게 고찰하였으며, 제2부는 저자가 복장 조사와 연구에 참여하여 발표한 논문 9편을 수정하고 보완한 것으로 구성했다.
본문은 조선시대 전반에 걸친 주요 왕실 발원의 불교 조각을 시간 별로 나누어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으며, 여기에 불상과 함께 복장기록과 복장 유물, 관계 유물을 컬러 사진들을 곁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단적으로 조선 후기 왕실 발원 불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자수사·인수사의 불상에 대한 서술에서 그 진가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조성 당시의 불상에 대한 왕실과 조각승, 관련 인물의 동향을 상세하게 다룰뿐만 아니라 불상의 중수에 대한 왕실의 역할을 해설하고, 근현대 기록을 분석하여 현재의 행방에 이르기까지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이 책은 불상의 탄생에서부터 환희와 질곡의 여정을 입체적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남다른 학문적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조선시대 왕실 발원이라는 주제로 시대 구분을 하고 그 구분에 따라 서술하고 있지만, 조선시대 불교조각사의 전반적인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불교조각사의 개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이 책은 머리말과 맺음말을 통해서 본문에서 개별적으로 설명했던 불상을 통사적인 관점에서 조선시대 왕실 발원 불교조각의 전반적인 흐름을 서술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저자가 이런 저작을 출간할 수 있었던 것은 근대 불교 문헌을 연구했던 경험과, 간다라 불전미술 연구와 불상 복장기록의 분석에 열과 성을 다하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상의 복장기록 연구와 간다라 불전미술 연구 분야에서 권위자 가운데 한사람이다.
저자는 복장 기록을 읽고 분석하는 것에 천착하는 것을 넘어서 이를 즐기는 듯하다. 최근 저자는 이 저서로 뇌허불교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었으며, 그 수상 소감에서 “누가 불상을 조성하고자 했으며, 그 목적은 무엇인지, 언제 만들었으며, 어디에다 불상을 모셨는지 등의 많은 정보가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복장기록은 불상을 이해하는데 단서를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이러한 기록에 대한 분석은 저의 연구 의욕에 커다란 자극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저자는 불상의 외형으로 시대적인 특징을 분석하는 양식사 위주의 연구로는 접근할 수 없는 역사적 이야기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저자는 양식사적 미술사보다는 역사적인 맥락 속에서 미술을 파악하고자는 미술사를 지향하고 있다. 이 점은 다양한 접근 방법과 깊고 폭넓은 연구을 추구하는 현대 미술사의 연구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복장기록을 통하여 조선 왕실과 불상을 연구한 학문적 성과를 방대한 지면에 담아 내고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저작이다. 향후 이 책은 조선시대 불교조각사 연구에 기본서이자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한 이 책은 일반 역사학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당시 현장을 생생하게 기록한 왕실 관련 사료을 담고 있어 조선 불교사와 나아가 조선시대 역사을 이해하는데 단초를 제공할 것이며, 나아가 풀리지 않는 역사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귀중한 열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학문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불교를 이해하는 신앙적인 측면에서도 일반 대중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만큼 따뜻한 감성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다. 이 서평으로 이 방대한 저작의 가치와 의미를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인정하며, 향후 연구자들에게는 교과서이자 참고서로써, 대중들에게는 소유하고 싶은 소중한 저서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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