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정 지음,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동양미술 이야기』

Kang, Hŭijŏng (Kang Heejung). Nansaeng ch’ŏŭm hanbŏn kongbuhanŭn tongyang misul iyagi, vols. 1, 2 [The Easiest Way to Read Asian Art 1, 2]. Seoul: Sahoep'yŏngnon, 2022. 512•458 pages.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Art Hist. 2022;314():159-160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June 30
doi : https://doi.org/10.31065/kjah.314.202206.007
김혜원*
*국립경주박물관

1권 인도, 문명의 나무가 뻗어나가다

2권 중국, 사람이 하늘을 열어젖히다

(사회평론, 2022)

2000년대 들어 박물관, 미술관의 블록버스터 전시가 활성화되고 미술사를 주제로 한 대중서도 다수 출간되었지만, 일반 대중에게 동양미술사는 여전히 낯선 주제이다. 우리나라가 ‘동양’의 일부이며, 21세기에는 세계의 중심축이 노쇠한 서구에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아시아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견이 이미 오래전에 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갖춰야 할 교양으로 여겨지는 서양미술사, 그리고 우리 정체성과 역사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애정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미술사에 밀려 동양미술사는 여전히 그늘에 머물러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있었으니, 대중과 전문가 모두에게 큰 인기를 누리며 호평을 받은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난처한) 미술 이야기’를 출간한 사회평론에서 동양미술을 주제로 한 새로운 시리즈를 기획했다는 것이다. 강희정 서강대학교 동남아학 협동과정 교수가 저자로 참여하였다는 소식은 동양미술 이야기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었다. 한국, 중국, 인도, 동남아 미술의 여러 분야에 걸쳐 깊이 있는 연구를 해왔으며, 명강사로 정평이 나 있는 그가 동양미술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누구보다도 알차고 흥미진진하게 안내해줄 적임자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제1, 2권은 각각 인도미술사, 중국미술사의 여명기를 다룬다. 동양미술에 대한 이야기의 도입부에 해당하기에, 동양미술의 개념, 전반적인 지리, 역사, 사상적 배경과 관련된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인도미술을 다룬 제1권은 인더스 문명에서 불상의 탄생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제목은 ‘I. 동양 문명의 기원을 찾아- 우리 곁의 동양미술’, ‘II. 인도다움이 태어나다-인더스강에서 열린 문명’, ‘III. 진리는 승리한다- 불교의 탄생과 스투파의 시대’, ‘IV. 인도를 넘어 아시아로, 믿음을 넘어 미술로-불상의 탄생’으로 되어 있다. 중국미술을 다루는 제2권은 황하 문명에서 시작하여 진한대까지 이어진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의 제목은 ‘I. 황하에서 시작된 문명- 중국과 중원 문화’, ‘II. 신의 형상에서 인간의 이야기로-하, 상, 주’, ‘III. 중국의 정체성을 형성하다- 진, 한’이다. 서양미술을 중심으로 다룬 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가 원시미술에서 시작하여 현재 르네상스의 완성과 종교개혁을 다룬 제7권까지 출간되었는데, 동양미술 이야기 시리즈 역시 앞으로 여러 권에 걸쳐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책 전반에 걸쳐 저자의 방대한 지식, 명료한 설명, 위트가 빛나며, 특히 중국미술을 다룬 제2권에는 저자의 주제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과 오랜 애정이 이야기에 완벽하게 녹아 들어가 있다. 기존 동양미술사 개설서와 비교할 때, 통상 공식처럼 제시되는 간결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훨씬 폭넓게 제시하고 쉽게 풀어내어 한층 친절한 느낌을 준다. 또한, 무관하거나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동양미술에 대한 독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관련 지식과 자료를 경계나 편견 없이 총동원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예를 들어 현재 우리의 일상생활, 대중문화, 음식 등을 수시로 언급하며, 한국미술에 대한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21세기 한국에 살고 있는 독자와의 연결고리를 최대한 많이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가상의 청자가 등장하여 질문을 하거나 갖가지 반응을 보이고 이에 따라 저자가 설명해주는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다. 이는 난처한 미술 이야기 시리즈에서도 활용한 방식으로, 딱딱함이나 지루함을 줄이고 독자가 저자와 직접 대화하는 느낌을 준다. 책 곳곳에는 QR코드를 넣어 온라인 부가 자료로 연결되도록 배려했다. 동양미술에 관심을 갖는 비전공자뿐만 아니라 대학의 동양미술사입문과 같은 강의를 준비하거나 듣는 미술사 전공자 모두에게 추천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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