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うるわしき祈りの美 - 高麗·朝鮮時代の仏教美術 : 숭고한 미술의 아름다움 -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불교미술》

The Beauty of Prayer – Buddhist Art from the Goryeo and Joseon Dynasties

Article information

Korean J Art Hist. 2023;320():171-17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3 December 31
doi : https://doi.org/10.31065/kjah.320.202312.007
*Research Prof. of Buddhist Culture Research Institute, Dongguk University
신광희*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2023년 9월 5일 – 10월 15일

九州國立博 物 館 (文化交流 展 示室 第9·11室)

福岡県太宰府市石坂4-7-2

고려와 조선전기 불교미술은 상당수가 일본에 소재한다. 고려 말 왜구의 침략, 임진왜란, 그리고 일본 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한국의 많은 문화유산이 일본으로 반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인지 우리의 미술을 일본에서 마주할 때는 늘 만감이 교차한다. 쉽게 볼 수 없는 유물들이므로 반갑게 달려가긴 하지만, 우리의 것을 정작 본국이 아닌 일본에서 만나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9월 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일본 福岡 九州國立博物館에서 개최한 特別展示<うるわしき祈りの美 - 高麗·朝鮮時代の仏教美術: 숭고한 미술의 아름다움- 고려와 조선시대의 불교미술>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전시에는 무려 29점의 불화가 출품되었고, 그 외에도 사경 및 목판 경전 6점, 불교조각 4점, 범종·향로·정병 등의 공예 9점이 공개되었다. 특히 불화는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군으로 불전도, 아미타정토계 및 명부계 불화, 약사여래도, 미륵변상도, 관음보살도, 나한도 등 다양한 주제의 그림들이 출품되었다. 그중에서도 고려불화의 최고 역작으로 꼽히는 鏡神社 소장 <수월관음도>(1310년)를 비롯하여 관음보살도가 12점이나 전시되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별전시는 박물관 내 4층의 문화교류전시실 중 ‘제9실’과 ‘제11실’에 마련되어 있었다. 불화를 중심으로 출품작을 소개하자면, 제9실 안에는 鏡神社·承天寺·長谷寺·梅林寺·大和文華館·奈良国立博物館 등에 소장된 <수월관음도>, 不動院 소장 <만오천불도>, 持光寺 소장 <천수관음도>가 있었고 제9실 입구 쪽에는 知恩院 소장 <관음삼십이응신도>와 談山神社 소장 <수월관음도>가 자리했다. 그리고 제11실에는 <아미타래영도> 2점과 大念佛寺 소장 <아미타팔대보살도>, 知恩院 소장의 <관경십육관변상도> 2점, 華藏院·圓覺寺·善 導寺·光明寺 소장 <지장보살도>, 知恩院 소장 <미륵하생경변상도>, 知恩院·文化庁·大和文華館에 소장된 <오백나한도>, 本岳寺 소장 <석가탄생도>, 知恩院 소장 <지장시왕18지옥도>, 龍乘院·德川美術館의 <약사삼존도> 등이 전시되었다.

고려와 조선전기 불화는 한 전시에서 이렇듯 다채로운 구성으로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한국의 많은 연구자, 불교미술 작가, 그리고 애호가들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후쿠오카행 비행기에 올랐다. 전시 기간 내내 전시실에는 관람객들이 가득했으며 여기저기서 아름다움에 매료된 감탄의 소리가 들렸다. 한 작품 앞에서 오랜 시간 머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림의 구성과 구도뿐만 아니라 세부적인 표현과 기법, 즉 필선, 채색, 문양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완성도에 압도된 듯 보였다. 전시는 비교적 유사한 주제 및 도상의 작품들끼리 배치되어 있어 관람객들이 비교하면서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고려-조선전기 불화의 아름다움을 재차 확인하는 기회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렇듯 <うるわしき祈りの美 - 高麗·朝鮮時代の仏教美術>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값진 경험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우리 미술을 바라보는 일본 내 전문 연구자들의 시각이 이렇구나!”라는 씁쓸함도 안겨주었다. 우선 전시공간이다. 전시는 3층의 특별전시실이 아닌 4층의 문화교류 전시실에 마련되어 있었다. 이곳은 일본의 선사부터 근대까지 역대 유물을 중심에 두고 아시아 및 유럽과의 문화교류 역사를 소개하는 공간으로, 총 11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고려와 조선의 불교미술이 일본 문화교류사에 포함되어 전시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제9실’과 ‘제11실’에 나뉘어 전시되어 연속성이 없었다.

다음으로 전시 도록에 ‘半島’라는 용어가 적지 않게 사용되었다. 반도는 원론적으로는 지리 용어이지만, 식민지시대 일본이 조선을 비하하던 멸칭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호는 ‘대한민국’이며 이를 줄여 ‘한국’이라고 함에도, 도록의 인사말과 총설 성격의 논고에서 버젓이 ‘반도’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전시를 개최한 규슈박물관은 일본의 대표적인 국립박물관 중 하나인데, 일본의 국립기관에서 21세기에도 여전히 ‘반도’라는 용어를 노골적으로 사용한 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밖에도 전시실 내 설명문에서 일부 개념과 용어가 오용되거나 불명확하게 사용되어 아쉬웠다. 예를 들어, 鏡神社 소장 <수월관음도>와 관련해 ‘叔妃’를 ‘王妃’로 잘못 기재했고, 조선 15-16세기 ‘궁정 불화’의 범주를 ‘金’의 유무 등으로만 판단하기도 했다. 이러한 오류는 고려와 조선전기 불화와 관련된 본국, 즉 한국의 기존 연구성과를 꼼꼼하게 살펴보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

더불어 규슈박물관에서의 이 전시는 개최 목적, 즉 고려와 조선의 불교미술의 특성 등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리고 일본 내 관련 연구자들의 이러한 인식이 전환될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그럼에도, 앞서 언급했듯이, 쉽게 접할 수 없는 고려와 조선의 불교미술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고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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