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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Art Hist > Volume 315; 2022 > Article
박정혜 지음, 『조선시대 사가기록화, 옛 그림에 담긴 조선 양반가의 특별한 순간들』 (혜화11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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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판된 박정혜 교수의 『조선시대 사가기록화, 옛 그림에 담긴 조선 양반가의 특별한 순간들』은 사대부 집안이나 개인의 영광스럽거나 행복한 순간을 기록한 그림들에 관한 연구성과가 집대성된 전문 학술서이자 교양서이다. 이는 저자가 2000년 국가 및 왕실의 주요 행사를 기록한 그림들을 다룬 『조선시대 궁중기록화 연구』(일지사)를 잇는 후속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궁중기록화’ 이후 미지의 상태였던 ‘사가기록화’에 관한 연구를 시작해 20년 이상의 천착으로 또다시 한 권의 책을 펴내면서 조선시대 기록화의 세계가 비로소 완전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저자는 기록화 연구로 한국회화사의 지평을 새롭게 확장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책을 접하는 순간 엄청난 분량에 압도되지만, 책장을 넘기며 읽다 보면 가독성 높은 문장과 쉽게 접할 수 없는 귀한 도판들이 시원스럽게 유기적으로 편집되어 있어서 부모님의 만수무강을 축하하는 경수연(慶壽宴)을 비롯해 사마시 합격 동기들의 모임인 방회(榜會) 등 특별한 순간을 함께 하는 듯 느껴진다. 그것은 저자가 퍼즐 맞추기처럼, 특별한 행사 장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여러 문헌 자료들을 조사하고 치밀한 분석을 통해 누구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낸 덕분이다. 여기에 사가기록화의 세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입, 전개, 정리의 순서로 세심하게 구성한 것 역시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서장과 모두 10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서장은 도입부로 ‘사가기록화’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에 관한 설명과 그림에 담긴 주요 내용, 그림 형식, 제작 주체들과 그림을 그린 화가들을 간략하게 소개하여 사가기록화를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돕고 있다. 제1장부터 제8장까지는 전개 부문으로 8가지 종류의 사가기록화, 즉 부모님의 만수무강을 축하한 경수연도(慶壽宴圖)를 시작으로 국가에서 원로대신에게 안석과 지팡이를 하사하는 영광의 순간을 기록한 사궤장례도(賜几杖禮圖), 사대부가 결혼한 지 60년이 지나 자손들의 축하 속에 다시 혼례를 올리는 회혼례도(回婚禮圖), 과거 시험의 첫 관문인 생원·진사시, 즉 사마시에 합격했던 동기들의 모임을 기념한 방회도(榜會圖), 지방관이 부임지에 도착하는 행렬 장면을 그린 부임지(赴任地) 기록화, 사대부 개인의 관직 이력을 자신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기록한 환력도(宦歷圖), 국가로부터 돌아가신 조상의 시호를 받는 영예의 순간을 기념한 연시례도(延諡禮圖), 가문에 애정이 깊은 후손이 가전(家傳) 그림들을 찾아 화첩으로 꾸민 가전화첩(家傳畫帖)을 각각의 장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각 장에서 특정 사가기록화의 내용과 역사적 변천을 소개한 다음, 현전하는 개별 작품을 중심으로 관련 행사의 주요 내용이나 주인공 및 참석자들의 이력과 관련 정황 등에 대한 설명은 그림 속 인물에 하나하나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제9장과 제10장에서는 사가기록화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제9장은 앞서 서술한 사가기록화에 담긴 특별한 순간이 18세기 말 평생도(平生圖)로 거의 망라되면서 사가기록화를 점차 제작하지 않게 되었다는 결론이다. 제10장은 사가기록화를 주로 제작했던 사대부 가문의 지역과 특성을 분석했다. 끝으로 책 뒷부분에 실린 부록은 저자가 사가기록화의 특정 행사나 등장하는 인물들의 행적을 규명하기 위해 방대한 문헌 자료들을 조사하고 치밀하게 분석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본문과 도판으로 전달하지 못한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표는 앞으로 이 방면의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미술사는 작품이 말을 하는 학문이다. 저자의 책을 읽는 동안 그러한 진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미술사라는 학문이 지닌 커다란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연구자에게 저자의 이번 책은 한국회화사의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일반인에게는 책장을 넘기는 동안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날아가 사대부들의 영광스럽거나 기쁜 순간을 함께 하는 유의미한 기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러므로 연구자는 물론 한국미술사에 입문하려는 학생 및 일반인도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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