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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 Art Hist > Volume 314; 2022 > Article
윤진영 지음, 『민화의 시대, 민화와 궁중회화의 경계에 관한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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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밈, 2022)
윤진영 박사의 『민화의 시대』 (디자인 밈, 2021)는 민화에 대한 연구가 오랫동안 지녔던 한계를 넘어서 한 층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며 입체적인 규명의 단계로 나아갔음을 보여주었다.
우선 ‘민화의 시대’라는 제목이 매우 공감 가는 명명이다. 이른바 민화가 가장 성행했던 시기인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는 전근대와 근대가 교차하는 전환기로서 왕실 및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던 회화가 그 높은 담장을 넘어 봇물처럼 민간으로 흘러나와 대중화되었던 시기에 다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가정마다 크고 작은 그림이 벽이며 문, 그리고 창호를 장식하였고, 또한 병풍으로 꾸며져 폭넓게 소비되었던 시기였던 것이다. 민화의 특성과 유통 및 소비의 핵심을 짚어낸 제목이 아닐 수 없다.
이 저술은 윤진영 박사가 미술사학자로서 탄탄하게 다져온 양식사적 연구 역량과 자료 수집력 그리고 끈기있는 탐색력을 토대로 많은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한 결과물을 집대성한 성과물이라 하겠다. 특히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다년간 키워온 왕실미술에 대한 전문성과 다방면의 연구 경력을 토대로 회화 제작과 수요에 있어 양극에 해당하는 궁중회화와 민화와의 관계성을 깊이 탐구한 점이 돋보인다.
우선 민화의 용어와 개념에 대한 보다 구체화된 정의를 내놓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민화라는 용어의 부적합성과 그 개념의 모호함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오랫동안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민화’라는 용어는 애초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 1889-1961)가 민예운동가로서 민화의 가치를 예찬하며 붙인 이름이었고(1937년), 해방 이후 한국의 초창기 민화 수집가와 연구자들이 야나기가 제시한 ‘민화’의 범주에 궁중 채색화를 포함시켜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민화의 범주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전개했는데, 민화의 원류가 궁중회화이며 민화는 궁중회화를 모방한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전제하고, 그림을 그린 화가의 수준에 따라 궁중회화와 민화의 경계에 두툼한 중간지대가 존재한다고 하였다. 이는 도화서 화원들이 부업으로 그려서 시전에 매물로 내놓은 그림이 민간 화가들의 모방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렇게 저변을 넓히면서 다양한 층위의 양식이 존재하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그 중간 지대의 어느 지점까지를 민화의 범주로 설정할 것이냐의 문제는 명확히 해결하지 못한 채 앞으로의 과제로 미루었다.
하지만 저자의 연구가 돋보이는 측면은 실증적 근거와 구체적 사례의 제시가 조목조목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저자는 구한말~근대기 외국인이 수집한 해외 소재 민화 콜렉션 등을 통해 민화의 제작 시기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작을 제시하여 민화 연구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여겨졌던 제작 시기의 문제를 일정 부분 극복하였다. 또한 궁중의 그림이 궁궐에서 반출되어 시전(市廛)에서 유통된 구체적인 사례의 하나로 주인섭이라는 인물과 그가 운영한 지전(紙廛), 그리고 그가 거래했던 그림의 실례를 구한말 촬영된 사진을 통해 지목하고 그 작품이 미국으로 팔려간 과정 및 현 소장처를 문서를 통해 추적하고 입증한 연구 결과는 민화 연구에서의 의미있는 성과라 할 만하다.
또한 저자는 화원의 그림이 여러 수준의 민간 화사들에 의해 모방 혹은 답습되면서 드러낸 양식상의 변화 과정을 단계별로 구체적인 작품의 예를 들어 제시하였다. 아울러 구한말 촬영된 인물 사진의 배경에 놓인 병풍 혹은 가옥의 내외벽에 장식된 민화를 찾아서 당시 그림이 생활 속 공간에 자리한 모습을 제시하고, 나아가 그 사용자와 용도를 밝힌 점은 현존하는 민화의 실질적 소비 양상을 규명하는 데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민화가 궁중회화에서 파생된 일종의 아류로 다루어지면서 민화가 지니는 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때로는 격을 넘어서는 독창성과 조형성, 그리고 참신하고 독창적인 표현력에 대한 가치의 측면이 부각되지 못한 채 묻혀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이 부분 또한 저자가 앞으로 다채롭게 풀어나가리라 믿고, 이에 저자의 후속 저서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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